마쓰시다 고노스케 (저수지경영, 칠대삼법칙, 위임경영)

마쓰시다 고노스케 (저수지경영, 칠대삼법칙, 위임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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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도 못 마친 사람이 전 직원의 서명을 받아 회사로 돌아온다는 게 말이 될까요.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좀 과장된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삶을 하나씩 들여다보다 보니, 그건 결과가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쌓인 과정의 산물이었습니다. 경영이 결국 사람에 관한 일이라는 걸 이 사람만큼 몸으로 증명한 인물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마쓰시다 고노스케 초상화


저수지경영, 처음엔 그냥 절약 얘기인 줄 알았습니다

직장 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팀장이 회의 자리에서 느닷없이 "저수지 경영이라는 말 알아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때 저는 그냥 '여유 자금을 확보해두라는 뜻이겠지' 정도로만 받아들였습니다. 메모는 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그 개념이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경영 철학에서 나왔다는 걸 알고 나서야 다시 꺼내 읽어봤습니다. 저수지 경영(貯水池 經營)이란 호황기에 자금, 인력, 설비를 미리 비축해두어 불황이 왔을 때도 흔들리지 않는 경영 방식을 뜻합니다. 말 그대로 저수지가 물을 가득 채워두어야 가뭄에 버틸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실제로 마쓰시다는 대규모 경기 침체를 겪었을 때 공장 가동률이 절반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구조조정 대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오전에는 생산, 오후에는 전 직원이 영업에 나서는 방식이었습니다. 월급 일부를 줄이는 대신 고용은 지켰습니다. 직원들이 이를 받아들였고, 수개월 만에 재고를 모두 소화했습니다. 이 경험을 들었을 때 제가 느낀 건 '이 사람은 위기를 혼자 견딘 게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버텼구나'였습니다. 재무 건전성(Financial Soundness)이란 기업이 부채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자산 상태를 뜻합니다. 마쓰시다는 이 재무 건전성을 단순히 숫자로 관리한 게 아니라, 경기 흐름에 앞서 대비하는 습관으로 몸에 익혔습니다. 마쓰시다가 수십 년 전에 이미 체득한 방식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칠대삼법칙, 의식적으로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인재관 중에서 제 기억에 가장 오래 남은 것이 칠대삼법칙이었습니다. 상대방의 장점을 단점보다 많이 보려는 태도를 의식적으로 훈련했다는 부분이 특히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람의 좋은 면을 보자'는 말은 흔하게 들리지만, 그게 훈련의 문제라고 접근한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그는 사람을 다이아몬드 원석(原石)에 비유했습니다. 다이아몬드 원석이란 가공되기 전의 상태로, 외형만 보면 평범한 돌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다듬으면 가장 빛나는 보석이 되는 재료를 말합니다. 경영자의 역할은 그 원석을 알아보고 갈고 닦아주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사람을 처음 마주할 때 단점이 눈에 더 빨리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장점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마쓰시다의 말이 공감이 갔습니다. 팀 안에서 '이 사람은 이런 면이 있어서 안 돼'라고 단정해버리면 그 이후로는 그 면만 보이게 됩니다. 직접 겪어보니 그 판단이 얼마나 빨리 굳어지는지 알게 됐습니다. 권한 위임(Empowerment)이란 상위 직책의 의사결정 권한 일부를 하위 구성원에게 넘겨주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마쓰시다는 몸이 약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이 권한 위임의 중요성을 체득했다고 합니다. 혼자 다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 오히려 조직을 크게 키우는 기반이 됐습니다. 회사를 여러 사업부로 나누고 각 책임자에게 실질적인 결정권을 넘긴 사업부제(事業部制) 구조가 바로 그 산물이었습니다. 사업부제란 기업 내 각 사업 영역을 독립적인 단위로 나누어 각 부문이 자체적인 책임과 수익 관리를 하도록 하는 조직 구조입니다.

위임경영의 실제, 약점이 강점이 된 역설

마쓰시다 고노스케를 다룬 글들 중 상당수가 그를 이상적인 리더의 전형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의 성공을 오로지 개인의 의지와 태도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다소 좁은 시각일 수 있습니다. 그가 활동한 시기는 일본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때였습니다. 산업화 초기의 성장 흐름, 당시의 노동 환경, 주변 인물들의 역할이 함께 작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입체적인 이해가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그의 경영 방식이 단순히 시대 덕분이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흐름 속에서 수십 차례의 위기를 정면으로 통과한 방식은 분명히 달랐습니다. 특히 위임경영을 제대로 실행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사업 초기에 노동 분규로 직원 대부분이 빠져나갔을 때도, 남은 소수와 함께 다시 세운 조직 구조는 이후 대기업으로 성장한 뒤에도 그 원칙을 유지했습니다.

마쓰시다 고노스케가 강조한 경영의 핵심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굳센 의지: 환경을 변명으로 삼지 않고 목표를 향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태도
  2. 사람 중심: 장점을 단점보다 많이 보는 칠대삼법칙과 권한 위임
  3. 공익 연결: 기업 이익을 사회와 소비자에게 환원하는 가격 정책과 사업 방식
  4. 저수지 경영: 호황기에 자금과 인력을 미리 비축하여 불황을 대비하는 자세

이 네 가지가 말로만 머문 것이 아니라 실제 위기마다 반복적으로 적용됐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차 세계대전 이후 재벌 해체 정책이 시행됐을 때, 마쓰시다 그룹은 해체 대상 재벌 중 유일하게 보전됐습니다.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서명하여 그의 복귀를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류의 신뢰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결정 하나하나가 쌓여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 사람에게서 지금도 가져갈 수 있는 것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경영의 신'이라는 수식어가 좀 과장된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수록 그 별칭이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중퇴 학력으로 시작해서 전 직원이 복귀를 청원할 만큼의 신뢰를 쌓았다는 것은 능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의 방식을 지금의 조직에 그대로 이식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전 직원이 오후마다 영업에 나서는 방식이나, 수십 명 규모의 협상 방식이 수천 명 규모의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기는 어렵습니다. 조직 구조도, 산업 환경도 달라졌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를 불변의 경영 교과서처럼 다루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맥락을 함께 읽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사람을 원석으로 보고 장점 쪽으로 시선을 먼저 돌리는 태도, 그리고 잘 될 때일수록 여유를 비축해두는 저수지 경영의 감각은 규모나 업종과 상관없이 참고할 만합니다. 마쓰시다 정경숙(松下政経塾)이란 그가 은퇴 이후 올바른 정치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교육 기관으로, 개인의 성공을 사회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삶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관심이 생겼다면 그의 구체적인 위기 사례부터 찾아보는 것을 권합니다. 철학보다 일화가 먼저 닿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Ohganziproduction

📌 생각 한 줄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경영의 신'이라는 수식어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붙여진 보기 드문 사례다. 초등학교 중퇴 학력, 몸이 약해 어쩔 수 없이 시작한 권한 위임, 그 약점이 오히려 사업부제라는 강점이 되었다. 전 직원이 복귀를 청원할 만큼의 신뢰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일상의 결정 하나하나가 쌓일 때 가능한 일이다. 저수지 경영, 칠대삼법칙, 위임경영 — 이 개념들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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